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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하며

· 약 10분
Park YoungHo
재밌게 살고 싶은 인간, 즐겁게 개발하고 싶은 개발자.

10주 간의 항해가 끝났다.

큰 (돈과) 각오로 시작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뭔가 꿈을 꾼 거 같은 느낌이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고 그것들이 기억 저편으로 휘발되기 전에 서둘러 글을 남겨본다.

⚓️ 정박하며

◼️ 마무리

수료 인증서

블랙 벨트 !

어쩌다보니 최고 등급인 블랙 뱃지를 받게 되었다. 내가 진짜 상위 1%의 실력자는 아니겠지만 10주간의 여정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임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발제 자료와 아티클을 읽고 정리하면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소화하려 했고 다른 사람들의 코드도 많이 살피며 내가 몰랐던 부분을 배워갈 때도 있었다.

과제를 100% 제출했지만 그 내용들을 모두 다 완전히 소화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복습을 통해서 배운 것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일만이 남았다.

🫡 팀장

그리고 또 어쩌다보니 2팀의 팀장 역할을 맡게 되었다. 살면서 리더라는 타이틀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그 완장을 달고 10주를 책임감 있게 진행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팀 내외로 이뤄지는 소통을 도맡았고 팀원들에게 과제와 멘토링 노트 작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사소한 일이지만 누군가는 팀 분위기와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었고 학습 메이트 소현님의 도움을 받아서 팀원들을 최대한 잘 이끌려고 노력했다.

내가 팀장으로서 잘 해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팀원들이 큰 마찰 없이 함께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나의 몫이 조금이라도 있길 바래본다. 한편으로는 내가 팀원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챙겨볼걸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들이 나를 또 발전시키겠지.

돌아보면 나 혼자서 성장하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mentoring-note-push

일단 나부터 모범을,,보였나?

mentoring-note-push
kakaotalk
kakaotalk

🧑🏻‍💻 Extension 개발

항해 중 과제를 제출할 때마다 가장 불편했던 건 바로 PR 화면의 길이였다.

과제마다 PR을 잘 쓰려 하다보니 점점 길어졌고, 미리보기 화면이 있지만 일일이 클릭해서 확인하는 게 너무 귀찮았다.

“그냥 이거, PR 쓰는 김에 미리보기가 옆에 같이 뜨면 안 되나…?”

이런 고민이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PR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extension

크롬 익스텐션을 언젠가는 한 번은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를 이용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미루다가 딱히 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김에 바로 만들었다. 역시 생각날 때 해야한다, 아니면 잘 안하게 된다.

앞으로 좀 더 개선할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그 밖의 경험

my-team
zep-ggu

ZEP 공간 꾸미기 대회 1등!

👯 사람과 네트워킹

내게 있어 항해의 진짜 재미는 "사람" 이었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모두가 성장에 목 말라있었고 그 간절함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엮어주었다 생각한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퇴사 후 도전했고,
누군가는 학교와 회사를 병행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누군가는 항상 조용히 묵묵히 과제를 수행하곤 했다. 나 또한 직장을 다니면서 항해에 임했지만 나보다 더 바쁘고 힘든 사람들은 많았고 그 사람들을 보며 끝까지 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잡았다.

사람들과 보낸 시간은 단순한 협업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같은 과제를 하더라도 다른 해석으로 질문을 주고 받으며 이해를 채워나갈 때도 있었고,
졸리고 의지가 꺾이더라도 끝까지 붙잡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새벽까지 버텨냈고,
멘토링 노트와 이력서 피드백을 서스럼 없이 공유하며 서로를 도와줄 때도 있었다.

테오 코치의 멘토링 중 그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서로 알려주고 나누는 공유 문화가 커뮤니티를 성장시키잖아요? 개발자는 그런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개발자란 직업을 갖고 살아온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 시간들을 통해 공유 문화의 가치에 대해 가장 크게 체감한 거 같다.

물론 공부만 했는가? 그건 아니다. 사람들과 떠들기도 많이 떠들었고 과제를 제출한 금요일 밤엔 구스구스덕이나 갈틱폰 같은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가까워진 사람들과 등산도 가고 러닝도 가고(난 안감 ㅎ^^) 모각코도 하고 많은 추억을 남겼다.

yongma-mountain

아차산만 가기로 했는데 용마산까지 가버린

앞으로의 계획

항해를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것 중 하나가 항해가 끝나고 나서도 퇴근하자말자 눕지 않고 부지런하게 삶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일을 몇 년 하다보니 느낀건데 나는 여유롭게 쉬고 늘어지는 것보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게 집중력이 더 좋더라. 뭐든 흐지부지 마무리하는 것 없이 모두 다 잘 끝내고픈 욕심이 있고 바쁘게 살며 일 외의 삶도 좀 더 빡빡하게 채우며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졌다.

🧠 스터디: 혼자보다 멀리 가기

단기 집중형 스터디를 기획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스터디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루틴’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

  • 4~6주 단위 페이즈 기반 집중 스터디 운영
  • 트랙별(이직/CS/실무/사이드프로젝트) 구조화
  • 미션 → 코드리뷰 → 회고 루틴으로 학습 내재화
study

너무 많은 관심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관심을 받아볼려나

아 그리고 술 한 잔 가볍게 하면서 나누는 즐거운 개발 이야기 데브톡톡도 천천히 진행할 생각이다. 이것 또한 많관부 💘..

🥗 사이드 프로젝트: 불티

회사 생활이 바빠지고 항해를 시작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 불티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활동을 쉬었는데 이젠 도망갈 수 없지않을까?

그래도 일주일은 쉬고 싶었는데 우리 대장님이 안된대,,, 해야지,,, 해야지 할 수 있다.

boolti...

힝구리퐁퐁

👥 학습메이트 활동

학습 메이트 신청을 했다. 이유는 별 거 없고 6기 사람들도 나처럼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싶기 때문이다. 멘토링이랑 발제도 더 듣고 싶고 네트워킹을 하면서 좀 더 재밌게 살고 싶어서...

mate

"시켜줘,,, 항해 학습 메이트"

🧑🏻‍🎨 DND 운영진 활동

예전에 대학교 동기들과 함께 만들었던 DND 운영진 활동을 재개하려 한다.

한 6년 전 쯤에 1~2기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당시 새 회사에 취업하면서 바빠져서 활동을 중지했었는데 이것도 항해를 계기로 다시 잘 이어갈 생각이다.

항해에서 코치님들의 멘토링을 받으며 얻어가는 것들이 많았다. 원래도 멘토링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 다닐 때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동아리에서 멘토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난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들었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지식이나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그러나 항해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난 그 동안 수직적 전달을 하려고 했지 수평적인 공유를 하려고 했는가? 나도 누군가의 성장을 돕고 나 또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보잘 것 없는 경험과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 나의 고민과 선택, 시행착오들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꺼내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나 이 모든 걸 다 거두어갈 수 있을까?
예전의 나 같았으면 잘 모르겠다고 했을 거 같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그냥 한다.

yeonaqueen

걍 하는거지 뭐

🚢 항해

왜 항해일까? 언젠가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제를 하다 그런 의문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지나간 적이 있었다. 수 많은 네이밍을 두고 왜 이 부트캠프 과정의 이름을 항해라 지었을까?

육상에서의 생활에 비해 힘들고 고된 생활,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수평선과 그 너머에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표방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은데,, 뭐 오피셜한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항해를 진행했다.


내가 좋아하는 유다빈 밴드의 항해라는 노래엔 이런 가사가 있다.

"이제야 마주한 꿈의 대양 춤을 추듯이 흘러가보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항해를 마친 모두에게 작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모두의 여정 끝에 더 큰 바다가 기다리고 있길, 그 바다를 즐겁게 춤을 추듯이 나아가길 바란다. 언젠가 또 같은 바다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그리고 10주 간 열정적으로 멘토링을 해주신 5인의 코치님들, 불편함과 운영 피드백을 바로바로 해결해주셨던 매니저님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